케빈 린치와 어도비

Share
케빈 린치와 어도비

케빈 린치와 어도비

Mobile Opportunity

Comments on the tech industry, with a focus on mobile, wireless, & the web

Kevin Lynch and Adobe: Shooting the Messenger

어도비로부터 케빈 린치를 영입하기로 한 애플의 결정에 대해 끔찍한 평가가 몇 가지 있었다. 특히 Daring Fireball의 존 그루버가 신랄했으며, 지금 읽어 보면 확실히 그 당시 린치가 바보같았다는 인상을 받을 것이다. 사실 필자는 보통 그루버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이번 경우는 린치의 발언 이상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도비에서 그의 상황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우선 역사를 좀 알아보자. 어도비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며, 출판과 멀티미디어에 있어서 오래 되고 성공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온갖 성공에도 불구하고 어도비는 세상을 지배할 기회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내친, 그것도 두 번이나 내쳤기 때문에 쓰러져도 마땅하다고 본다.

인터넷이 막 형성될 시점, 어도비는 웹 페이지 포맷 표준을 정할 수도 있었다. 어도비 포스트스크립트는 웹 페이지 표시의 핵심 표준이 된 HTML보다 훨씬 더 세련됐었다. HTML은 기본적으로 텍스트 포맷 사양이었다. “이 서체는 굵어야 함”이라거나 “아래에 선을 넣음”, 혹은 “이것은 링크임” 정도의 주장(태그)을 집어 넣은 텍스트가 HTML이다. 그러면 브라우저가 태그를 해석하여 서체를 나타낸다. HTML은 학계와 정부에서 쓰이던 표준 포맷을 들여 왔으며, 텍스트만 있는 보고서라면 훌륭하다. 그렇지만 텍스트와 그래픽이 같이 있을 때에는 훌륭하지가 않다. 그래서 심지어 지금도 웹 상에 훌륭한 그래픽을 완전히 통합시키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와 반대로 포스트스크립트는 텍스트와 그래픽을 부드럽게 연결 시켜주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디자인됐다. 모든 픽셀과 이미지를 화면 어디에 놓고 어떻게 보일지 정확히 컨트롤하는 데에 포스트스크립트를 사용할 수 있다. 포스트스크립트는 너무나 강력해서 스티브 잡스의 넥스트가 웍스테이션용 그래픽 언어로 선택할 정도로 시대를 앞섰었다. 포스트스크립트를 사용하면 22년 전에도 그래픽을 쉽게 그릴 수 있었다(오늘날의 웹 페이지에서는 못 하는데 말이다). 계속되는 비호환성과 기괴한 포맷은 HTML에서 일상이다. 그래서 온갖 기묘한 해킹과 우회 방법으로 디자이너들이 먹고 살고 있다… 모두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었다.

불행히도 어도비는 포스트스크립트 인터프리터 판매만 집착했기 때문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었던 그 시기에 포스트스크립트를 공개 표준으로 내세울 의지가 없었다. 그래서 어도비는 웹용 그래픽 표준을 세울 기회를 날렸다.

몇 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이 때에도 어도비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플래시 얘기다. 물론 이것은 어도비만의 잘못이 아니다. 플래시는 원래 어도비가 2005년에 인수했던 매크로미디어와의 조인트 프로젝트였다. 플래시가 웹용 애니메이션 및 영상 표준이 된 이유는 포스트스크립트와는 달리 플레이어가 무료였기 때문이다. 즉 사용자나 기술 기업이 플래시 표준을 채택할 비용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플래시는 빠르게 퍼져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약정을 맺을 정도였다. 그 때가 2000년대 초였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등, 휴대폰 소프트웨어로 스마트폰에서 훌륭한 비쥬얼이 나오기 전이었다. 당시 Palm OS는 그런 일을 하기에 너무 약했고 윈도 CE는 엉망이었으며 심비안은, 글쎄. 심비안이었다. 매크로미디어, 후의 어도비는 휴대폰용 플래시 플레이어를 뿌림으로써 휴대폰 그래픽 표준을 세울 수 있었다. 그러나 매크로미디어는 일본 NTT DoCoMo로부터 휴대폰 수 백만 대에 대한 플래시 비용을 받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만 했다. (링크) 매크로미디어와 어도비는 그런 수입에 만족했고, 플레이어에 돈을 매기면 다른 휴대폰 업체들로부터 돈을 벌 수 있으리라 여겼다.

오만하다고 부르겠지만 그들의 선택은 그 이상이었다. 멍청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기술 업계에서 단기 이익과 표준은 동시에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처음 몇 년간은 이익이 났지만 어도비는 휴대폰 시장을 지배할 기회를 날려버렸고, 이제는 PC 상에서의 플래시 입지마저 약해졌다.

AIR, 전자책 등 어도비가 허비한 기회는 그 외에도 많다. 제록스 PARC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날 정도다. 케빈 린치가 이러한 움직임에 책임이 있다면 애플이 그를 고용한 것 자체가 충격이다. 하지만 내가 말할 수 있는 한, 그런 결정은 그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내렸으며, 그는 고용주 지시대로 움직였을 따름이다. 거기 있으면 그렇게 해야 한다. 팀에 속해 있다면 주변을 신뢰하고 최선을 다 해야 하는 법이다. 단 케빈에게, 장기적인 투자를 안 하고 분기별 이익을 쫓는 그런 회사에 왜 그리 오래 있었냐고 비판할 수는 있겠다.

따라서 필자의 반응은, 애플이 케빈에게 무엇을 맡기냐에 따라 달라지겠다. 아직 우리는 알지 못한다. 애플이 그에게 사업 전략을 맡긴다면 걱정이 될 것이다. 그가 어도비에서 훌륭한 롤모델을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애플이 그에게 마케팅을 맡긴다면 역시 걱정될 것이다. 필자는 애플이 그를 기술자로서 고용했다고 본다. 그런 역할이라면 그는 대단히 똑똑하며 같이 일하기 쉬운 사람이다. 애플 팬 여러분, 필자는 그가 애플의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밝힘: 필자는 과거 어도비에게 컨설팅을 조금 한 바 있으며, 케빈 린치도 만난 적이 있다. 단, 이 글은 내부 정보나 비밀 정보를 전혀 담고 있지 않다.

ABOUT MICHAEL MACE

I’m cofounder of Zekira, an app that helps you recall context around any bit of info in your life: a name, meeting, file, etc. You can learn more here. In ten years at Apple, my roles included Director of Worldwide Customer & Competitive Analysis and director of Mac Platform Marketing. At Palm I was Chief Competitive Officer and VP of Product Planning. For more info on me, visit my website.

Mobile Opportunity: Kevin Lynch and Adobe: Shooting the Messenger

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Read more

Apple, 차세대 Apple Intelligence, Siri AI 등 다양한 업데이트 공개

Apple, 차세대 Apple Intelligence, Siri AI 등 다양한 업데이트 공개

주요 내용 * Apple이 차세대 Apple Intelligence와 Siri AI, 관련 기능 업데이트를 공개한다. * 운영체제와 앱 전반에서 AI 기능이 어떻게 확장되는지를 다루는 큰 흐름의 기사다. * WWDC 발표의 핵심 AI 업데이트를 요약하는 Apple Newsroom 기사로 정리한다. WWDC26: Apple, 차세대 Apple Intelligence, Siri AI, 강력한 유해 콘텐츠 차단 기능 등 광범위한 소프트웨어 개선 사항

Apple, 일상 속 강력한 AI 역량을 제공하는 Apple Intelligence 공개

Apple, 일상 속 강력한 AI 역량을 제공하는 Apple Intelligence 공개

주요 내용 * Apple Intelligence가 일상적인 사용자 경험에 강력한 AI 기능을 통합하는 내용을 소개한다. * 글쓰기, 이미지, 생산성, 개인화 기능 등 기기 전반의 AI 활용이 핵심이다. * Apple 생태계 전반에 적용되는 AI 경험 확장 기사로 정리한다. 새로운 아키텍처와 성능들을 갖춘 차세대 Apple Intelligence가 시스템 전반에서 유용한 기능들을 구동하며 사용자의 일상에 간편함을 더해준다. 캘리포니아

Apple, 더욱 강력하고 개인화된 어시스턴트 Siri AI 공개

Apple, 더욱 강력하고 개인화된 어시스턴트 Siri AI 공개

주요 내용 * Apple이 더 강력하고 개인화된 비서 경험을 제공하는 Siri AI를 소개한다. * 개인 맥락 이해, 기기 내 경험, Apple Intelligence 연동이 핵심이다. * Siri의 다음 세대 방향성과 Apple Intelligence 기반 사용자 경험을 다루는 기사다. Apple Intelligence로 구동되는 새로운 버전의 Siri는 월등히 향상된 대화 능력을 갖췄으며, 다양한 제품과 유기적으로 통합된다.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Apple, 새로운 자녀 보호 기능 사전 공개

Apple, 새로운 자녀 보호 기능 사전 공개

주요 내용 * Apple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안전 기능을 미리 공개했다. * 가족, 보호자, 플랫폼 안전을 위한 기능 개선이 중심이다. *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함께 고려한 Apple의 아동 보호 업데이트로 정리한다. Apple은 온라인 안전 및 건강 전문가의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간단하고 직관적인 도구를 설계해, 부모가 자녀를 위해 더 안전하고 유익한 디지털 환경을 조성할